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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원시의회의 춘향제 보조금 삭감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4.12.27 조회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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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말의 남원시의회 정례회(102회)에서 춘향제 보조금을 전액 삭감했다. ‘춘향문화선양회(이하 선양회)의 집행부가 전원퇴진하지 않는 한 춘향제를 개최하지 못한 한이 있더라도’의 조건과 ‘추경에서 재상정할 수도 있다.’는 말이 있었다.
도대체 선양회가 파국으로 치닫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인가? 회장을 추대에서 선거로 선출한 시점과 일치하며, 춘향제전위원장(이하 위원장)을 외부에서 영입하기 시작한 시점과 일년 차이다. 선양회의 파국은 춘향제에 있으며 춘향제의 파국은 위원장 영입에서부터 시작되었고 그것은 돈에서 비롯되었다.
그런데 위원장은 행사를 치르고 남원을 떠나버리면 그것으로 끝나버렸고 부작용은 선양회의 내부에서 속앓이를 해왔다. 급기야 내부문제는 법정으로 비화되었고 수습대책위가 만들어져 가닥을 잡기 시작했다.
그러나 금년 춘향제 역시 춘향제의 전권을 위임해 달라고 요구하여 그 권한을 전적으로 행사한 외부 영입 위원장은 남원을 떠나버리고 다시 내분이 도졌다. 위원장이 떠난 뒤 무차별식 집중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은 집행위원장 역을 맡았던 선양회 회장이다.
물론 선거공보를 만인이 인정하기 어려운 방법으로 했다든지, 사석에서나마 수습대책위 임원은 선거에 참여하지 말자고 했는데 참여했다든지, 74회 춘향제 인쇄물을 가족에게 맡긴 일이나, 가만 두면 될 제전위원장의 당연직을 일찍 거론하여 물의를 일으킨 사안들은 비난 받을 수 있고 이를 감당해야 할 부분도 없지는 않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 선양회 집행부를 흔들어 남원과 춘향제에 어떤 영향이 미칠 것인가?
도덕적으로 그렇게 큰 하자가 없고 법적 문제로 다룰 수 있는 사안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이 있는가?
현재의 남원풍토에서 어떤 사람을 추대할 수 있으며 그 과정이 순탄할 수 있는가? 그렇다고 해도 내년 춘향제를 현 집행부보다 월등하게 혁신적으로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관 주도의 대안을 제시한 사람이 있다. 언제는 시 집행부에서 직간접적으로 개입하지 않은 일이 있었던가? 전담 공무원 한 사람 없는 시 집행부에서 만족할 만한 행사를 치러낼 수 있으리라고 보는가? 또한 관주도의 춘향제를 시민들이 이양받기 위하여 선배들께서 얼마나 노심초사하고 노력해서 선양회를 만들고 이끌어 왔는가? 이를 다시 시 집행부로 넘기려는 것은 시계바늘을 거꾸로 돌리는 것이며, 가능성이 있는 시민의 역량을 무시하는 것이며, 반역사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시의회에서는 어떤 합당한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채 한번도 칼자루를 꺼내 본 일이 없는(자신의 힘으로 춘향제를 주관해 본 일이 없는) 현 집행부를 물러가라고 한다. 선출직 의원들이 선출직 회장을 타도하는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지도 못했다.
더 난망스러운 것은 춘향제 보조금의 전액을 삭감한 것이다. 선양회를 못 믿겠으면, 또는 관주도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면 시 집행부 어느 부서라도 지정하여 춘향제 보조금은 남겨 두었어야 한다. 시 집행부가 되었건 선양회가 되었건 이를 근거로 계획이라도 입안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확실한 근거도 대안도 제시하지 못한 의회가 춘향제 보조금 전액을 삭감한 것은 75회 춘향제 자체를 막아버리는 행위다. 추경? 내년 4월에나 추경에 반영하여 5월 행사를 치른다? 있을 수 있는 일인가? 더구나 정부에서는 비록 6천만원이라는 소액일망정 춘향제 보조금으로 책정했다. 남원시의회에서는 이를 어떻게 수용해야 할 것인가?
남문사거리에 가서 시민 누구를 붙들고 물어보라. 선양회 내부 문제가 수습될 때까지 내년도부터 춘향제 행사를 않겠다는 의회 결정에 박수를 보낼 사람이 몇이나 있을 것인지?
우리는 선양회의 현 집행부를 역성들고 싶은 생각은 추호도 없다. 그러나 일을 맡겼으면 한 번은 겪어본 다음에 문제를 거론해도 거론해야 한다는 것이며, 더구나 남원시의회에서조차 보조금을 전액 삭감했다는 것은 의회가 춘향제를 포기한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지게 되었다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아울러 돈이 많은 행사가 성공적 행사와 직결될 수 없으며 따라서 제전위원장의 영입은 선양회와 춘향제를 함께 파행으로 이끄는 견인차가 되었다는 것을 짚어보고 싶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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