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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김은호의 춘향영정 철거에 대한 당위성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5.05.19 조회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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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정신은 아직 그 정체가 바로 서지는 못했습니다마는 ‘사랑’으로 대변되고 있고 그 사랑은 ①조국과 향토 ②인간의 상호간 ③자연애로 우선은 정리할 수 있습니다. 조국과 향토에 대한 사랑은 황산대첩, 남원성 전투, 동학농민혁명과 김주열열사의 4·19혁명 정신으로 계승되었습니다.
인간상호간의 사랑은 전국에서 가장 많은 사우와 공덕비가 입증하고 있으며 문학 작품 속에서 살아 숨쉬고 있습니다.
자연애는 민족의 어머니산 지리산의 품속에 삶의 터전을 꾸린 지역적 조건에서부터 흥부전의 흥부정신에 살아 있습니다.

이 중에서 우리 남원시민이 주목해야 할 것은 춘향전(춘향가)의 춘향입니다. 춘향정신은 한마디로 ‘일편단심’으로 요약되고 있으나 이 일편단심이 편협되게 이해되고 있는 것은 유감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춘향의 일편단심은 ‘임’을 향한 일편단심이기도 하지만 권력자(변사또)를 향한 일반대중(춘향)의 저항을 간과해서는 안되며 옳고 바른 것을 지켜내려는 신념과 의지의 발현이라는 관점을 소홀히 해서도 안된다고 봅니다. 춘향의 일편단심은 곧 정절이면서 정의라는 것입니다.

모든 예술작품 속에는 그 작가의 정신이 깃들어 있으며 그 정신이 작품 속에 녹아 들어가 있기에 작품의 예술성이 빛나고 영구한 것일 것입니다. 혼불이 가족애와 언어에 대한 사랑 그리고 향토애 없이는 쓰여질 수 없었던 것과 같습니다.
춘향의 경우 진정 춘향 정신을 사랑하고 본받고자 하는 사람이 그리지 않은 한 춘향의 정신이 바르게 표현될 수 없다는 논리와 연결됩니다. 손끝으로 아름다움 자체만을 표현하려는 춘향에게서는 춘향정신이 표현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남원의 광한루원 춘향사에 봉안된 춘향영정은 반민족 부왜 대표화가 김은호가 그린 것입니다. 처음에는 민족주의 화단에서 활동하다가 친일로 변절했던 그는 일제에 의해 조금 푸대접을 받자 다시 민족주의 화단을 다시 기웃거렸습니다. 다시 부일을 시작한 그는 대표적 부일 화가로 활동하였고 광복이 되자 반일의 선두주자로 자처한 이승만 정권에 빌붙었으며, 이어 군사독재에 영합했습니다.
한 조각의 신념이나 의지만 있었더라도 그는 화필을 꺾었거나 산수화 쪽으로 전향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는 그 잘난 붓끝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인물들의 초상을 그렸고 그 중의 한 작품이 춘향영정입니다.
권력자(일본)에 앞장섰던 그가 그에 저항했던 대중들의 표상인 춘향영정을 그린 것입니다. 대한민국 정절의 표상인 춘향을 어떠한 경우에라도 권력형 해바라기로만 살아왔던 그가 그렸습니다. 자신의 부귀와 영화를 위해서는 국가도 없고 지조도 없으며 털끝만큼의 소신과 신념과 의지도 없었던 그가 감히 춘향영정을 그린 것입니다. 돈으로 그렸다는 말이며 권력에 눌려 그렸다는 것입니다.
그런 영정을 정절의 표상이며 일편단심으로 표현되는 민족적 절개의 상징인 춘향으로 모실 수는 없습니다. 그럴 수는 없습니다.

불행하게도 우리는 권력을 거머쥐기 위해서는 못할 짓이 하나도 없고 그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제나라 민족의 피도 정절도 팔아먹지 못할 것이 없었으며 제나라 땅도 돌아보지 않았던 위정자들의 시대를 수수십년 거쳐 왔습니다.
이 시기는 부일협력자의 천국이었고 역사와 민족의식은 오히려 국가와 민족 발전의 저해요인으로 인식되었습니다. 이 처참하고 비극적인 시기에 잘못된 것이 한둘이겠습니까만, 이 때문에 일본의 고위 관료들의 망언이 잇따르고 독도가 일본 땅으로 둔갑될 위기에 처했습니다.
이제는 바른 역사인식으로 모든 것을 새롭게 돌아보고 고쳐야 할 것은 고치고 없애야 할 것은 없애야 할 시점에 와 있다고 봅니다.
반민족적 부일협력 대표화가 김은호가 그린 춘향영정은 철거되어야 합니다.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지 강주수 화백이 그린 춘향영정이 우리 남원인의 손으로 보존되고 있습니다. 교체할 수 있는 영정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남원의 얼은 살아 있다고 보아야 겠습니다.
그리고 강주수 화백의 작품에 예술성이 부족하다면 진정 춘향을 사랑하고 춘향정신을 계승보존하려는 화가를 물색하여 새로운 영정을 제작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서둘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분명한 것은 대체 영정이 있다는 것이며 김은호의 영정은 시급히 철거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75년 동안 춘향제를 계승 발전시켜 치러온 남원인의 의무이며 책임이라는 것이며 이는 촌음을 다투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민과 관이 한마음 한뜻이 되어 남원정신의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자 하며 그 첫 발자욱을 내딛고자 합니다. 법을 따지고 싶지는 않으나 과거의 영정으로 대체한다는 것이 불법일 수는 없다고 봅니다.
시장님과 관계 부서 공무원들의 현명한 결단을 촉구하면서 많은 시민들의 동참과 의견 개진을 부탁드립니다.

2005. 5. 16.
남원시민종교단체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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