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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춘향영정, 이대로 좋은가? (5)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5.06.21 조회 2,068
첨부파일
라. ‘금차봉납도’란 어떤 그림인가? (이태호:전남대교수의 글을 중심으로)

1937년 순종의 외척인 윤덕영의 처 김복완이 회장으로 8월 20일 ‘애국금차회’라는 여성부인회가 결성되었다. 이 모임에는 매판귀족의 대표인 이윤용, 민병석등의 부인들과 김활란이 간사로 일했다. 이 애국금차회는 결성된 당일 결성식에서 금비녀 11개, 금반지 2개, 금귀지개 2개, 은비녀 1개, 현금 889원 90전을 모아 ‘성전의 승리를 위한 국방헌금’으로 미나미 조선총독에게 증정했다.
이 ‘감격스러운’ 장면을(왼편에는 금비녀 등을 증정하는 김복완과 한복차림의 부인들을 오른편에는 그것을 받는 미나미 총독과 고위관료들을) 정밀한 초상화법으로 그린 것이다.
김복완의 남편 윤덕영은 김은호의 초기 화단 활동시 제1의 후원자였으며 김은호를 어용화사로 만드는데 가장 큰 힘을 발휘했던 사람이다.
이 금차봉납도는 출세욕에 눈이 먼 미술인들의 친일화를 부추기고 그 길로 인도하는데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 군국주의 경향성의 첫 작품이면서 대표적인 사례가 된다.
이후 김은호는 황국신민화와 내선일체, 창씨개명과 군국주의에 야합하는 대표적이며 모범적 예술인으로 화필보국 및 회화봉공의 선두주자가 되었다.

마. 김은호 춘향영정의 문제점

1) 작품으로서의 문제점

가) 전형적인 일본화풍의 작품이라는 것이다. 인물화에는 구륵법이 많이 쓰이는 것은 일반적이긴 하다. 그러나 지나치게 장식적이면서 정밀한 필치로 섬약하면서 색채가 옅은 필법으로 가는 선 중심의 전형적인 일본화풍으로 그렸다.
이는 김은호의 작품제작 연대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3·1운동때까지만해도 민족과 독립의식을 가지고 있었으나 옥고를 치른 다음부터 일제의 선전에 참여하기 위해 일본인들의 취향에 맞는 일본식 화품에 따르기 시작했고 일본유학(1925~1928)시 본격적으로 일본화풍을 수련한 일본화풍의 가장 성숙된 시기에 춘향영정을 그렸다.
현재의 작품이 1960년에 그려진 것이라고는 하나 그의 추종자 이구열이 입증하듯 ‘같은 초본을 썼기 때문에 사진으로 확인되는 과거의 모습과 완전히 동일’한 작품이다.

나) 시대적 춘향 아닌 현실적 미인도라는 것이다. 김은호는 춘향영정을 그리기에 앞서 송하석, 이여성, 김태준 같은 고증위원들의 자문을 받았다. 여기에서 합의된 것이 170~200년 전 시대의 의상으로 그린다는 것이었고 이는 춘향이 숙종조 때라는 시대적 배경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이구열의 의견대로 역사적 거리감이 전혀 없는 현실적 친근감을 주는 1939년대의 미인도를 그렸다. 특히 말기가 보이는 짧은 저고리가 웅변으로 이를 입증한다.
특히 회장이나 옷고름 등을 금실채색으로 하였는데 조선조에 이런 옷을 입을 수 있는 부류는 왕실에서 뿐이었다고 한다. 춘향에게 왕실 복식의 옷을 입힌다는 것은 패망한 왕실에 대한 도전이며 이는 왕실을 무너뜨리고 식민화한 일제에의 적극적인 아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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