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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춘향영정, 이대로 좋은가? (4)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5.06.20 조회 1,594
첨부파일
다. 이당 김은호. 그는 어떤 사람인가? (이태호:전남대 교수의 글을 중심으로)

김은호는 1892년 인천의 부농집안에서 태어나 인천관립일어학교를 다녔다. 그러나 집안이 몰락하여 서울로 옮긴 후 측량기사 조수, 도장포, 인쇄소 등을 전전하다가 고서 베끼는 일을 시작하면서 그림 그리는 능력을 인정받는다.
이로 인하여 이왕가가 후원하는 서화미술회 2기생으로 편입하여 전통서화를 익힌다. 서화미술회에 입학하면서 친일세도가 송병준의 초상화를 그리고 순종의 초상화를 그려 어용화사가 된다. 이어 친일귀족, 자본가, 관료 등의 초상화를 그리며 부와 명예를 얻게 된다.
졸업 후 민족미술에의 의지를 표방하여 결성된 ‘조선서화협회’에 참여하고 3·1운동 때는 독립신문을 배포하다가 체포되어 1년간 옥고도 치른다.
그러나 이후 그의 그림은 일본식 채색화에 치중하면서 일제가 주관하는 선전에 참여하게 되고 3년여의 일본 유학중 유키소메이에게 사사받는다. 1회 선전에서 4등, 2회 선전에서 3등, 7회 선전에서 특상을 받으나 8회에는 입선으로 그치자 선전출품을 중단하고 다시 서화협회전에 참여하여 철새미술인의 전형으로 비난을 받게 된다.
그는 다시 16회 선전 때부터 참여 작가로 선정되는데 이해 1937년에 ‘금차봉납도’를 그려 미나미 총독에게 헌상하게 되면서 명실상부한 부왜협력화가 제1의 위치를 공고하게 다지고 저명인사와 교류하면서 후배양성에 힘을 기울인다.
이묵회와 후소회가 그것이다. 특히 후소회는 김은호의 장식적이고 정밀한 필치의 섬약한 일본식 채색화풍을 전수한 모임이며 이 후소회는 동양화 분야의 3대 후진 양성의 하나로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해방 후 국전운영과 화단까지 주도하는 세력이 되었다.
그는 일제치하에서 친일파 화가의 대량 배출, 인맥에 의한 파벌조성, 왜색조의 채색화풍을 풍미하게 만든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그 기득권을 강화하여 해방 후의 화단에까지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간다.
해방직후 결성된 ‘조선미술건설본부’에 부일협력자로 제외되었으나 미군정 이후 다시금 화단의 총수로 떠오른다. ‘대한미술협회’와 ‘대한민국미술전람회’에 그의 제자들과 함께 주도적으로 참여하여 가장 거대한 파벌을 형성하였으며 이승만 정권, 박정희 정권에서는 관변의 요청으로 많은 초상화를 그린다.
군사정부 아래에서 서울시 문화상을 1962년에는 8·15해방 17주년 기념문화훈장을, 1965년에는 3·1문화상 예술부문 본상을 받았고 1966년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 되었으며 1968년 예술원상을, 1976년 5·16민족문화상 학예부문 본상을 받은 영예를 차지하였다.
그의 친일 반민족행위와 왜색조의 회화에 대해서는 ‘아쉽다’거나 ‘어쩔수 없었던 일’로 치부되면서 반일의 선두주자 이승만 정권에서도, 그 이승만 정권 당시 쿠테타를 계획했던 박정희 정권에서도 부귀와 영화와 명예를 아낌없이 누려 온 권력지향형의 전형적인 해바라기성 변절 화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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