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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춘향영정, 이대로 좋은가? (7)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5.06.23 조회 1,6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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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시대정신으로서의 필연성

19세기 말부터 우리나라의 역사는 참으로 비참했다. 나라를 잃고 식민지로 전락했는가 하면 해방이 되면서 그 일제의 식민지 영향으로 국토는 분단되었고 남한의 정권을 이승만이 독점하면서 반민족 특위는 해체되어 역사를 바로 잡을 수 없게 된 채 일제 부역자들이 그대로 정치, 경제, 문화, 사회를 주름잡게 된다. 오히려 일제에 저항하며 독립을 이끌어 낸 사람들이 후손이 죄인이 되어버린 참혹함을 겪는다.
4·19혁명으로 무엇인가 정도에 들어서는가 했는데 5·16군사쿠테타가 다시 역사의 수레바퀴를 돌려놓는다. 역시 일제에 부역했던 사람들이 정권을 휘두르며 친일부역은 ‘어쩔 수 없었던 일’로 치부되고 ‘과거는 깨끗이 잊어야’의 풍토가 당연시 되어버렸다. 이당 김은호가 해방정국 이후에 ‘쓴웃음’으로 표현할만큼 당당한 풍토가 되어버린 것이며, 그렇다고 하여 시시비비가 일어날 수도 없는 그런 나라가 되어버렸다.
그러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무언가가 조금씩 꿈틀거리는 기미가 보였고 그러기를 십수년이 지나면서 ‘과거사’는 도마위에 오르게 된다.

과거 청산이 없는 화해란 없다. 다만 타의에 의해 피고름이 봉합되어진 상태일 뿐이다. 죄는 미워도 사람은 미워하지 말라는 말도 있다. 죄짓지 않고 살 수 있는 사람도 없으며 털어서 먼지 안나는 사람도 없다. 그래서 ‘누가 이 여인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느냐’고도 한다.
그러나 반성과 속죄가 없는 한 화해도 용서도 있을 수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 그 표본이 지금의 일본이다. 끝없이 역사를 왜곡하면서 의식적이고 계획적으로 망언을 이용하면서 독도를 거론하고 있다. 그런 일본을 용서하고 화해하라는 말인가? 제나라 역사를 없애고 독도만이 아니라 한반도를 통째 내주어버리는 것이 화해이며 용서라면 가능하지만 당치도 않은 말이다. 과거사 청산은 그들의 반성과 속죄가 없기 때문에 일어난 필연적인 결과이기도 하다.
부일세력집단 역시 다르지 않다. 촌치의 양심이라도 있어 입 다물고 붓을 꺾었으면 용서할 수도 화해할 수도 있으며 그랬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의 일본과 같이 당당하기만 한 부일협력세력을 무엇으로 어떻게 용서하고 화해하란 말인가?
그들이 붓을 놀려 그런 그림을 계속 그리고, 현판을 쓰면서 독사의 머리같이 곤두서는 것을 이 땅 이 민족이 그냥 넘어가라는 것인가?
그래서 충의사의 현판도 수당문의 현판도 철거되었으며 진주의 논개영정도 철거되었다. 장수의 논개도 머잖아 철거될 것이다. 이것은 시대적 추세다. 거부할 수도 거역할 수도 없는 추세이며 민족적 국가적 사명이다.
선후가 있을 뿐이다. 충무공의 영정도, 신사임당, 이율곡의 영정도 언젠가는 철거되고 다시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은 민족적 사명일 수밖에 없다. 친일부역자들의 초상이야 상관할 것이 없고 산수, 화조도도 거론할 이유는 없다. 그러나 대일관계에서 공훈을 세우신 분이나 역사적으로 귀감이 되는 분들의 초상 혹은 영정은 안된다.
논개영정에 이어 춘향영정이 철거된다면 당연히 그리 되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본다. 그것이 새로운 역사인식을 바탕으로 한 역사바로세우기이며 민족적 추세이고 순리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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