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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춘향영정, 이대로 좋은가?-마치면서..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5.06.29 조회 1,6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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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차 작업을 마치면서
- 일본은 군사대국화에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다 -

일본의 야스쿠니 신사는 태평양전쟁 전범들에 대해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에서 세계 각국 대표로 파견된 재판관 11명이 A급 전범으로 판결해 사형당한 위패를 모신(?)곳이다. 그래서 야스쿠니 신사참배란 곧 일본의 A급 전범에 대한 참배가 된다. 그래서 세계 각국에서 총리나 관료들의 혹은 정치인들 야스쿠니 참배를 반대 하고 있다.
그런데 지난 26일에는 일본의 나카소네 전 총리가 도쿄재판의 정당성을 정면으로 부정하면서 ‘A급 전범이라 불리는 사람들이 범죄인이라는 생각은 털끝만큼도 없다.’고 했으며 자민단 소장파 의원들 역시 유죄판결의 문제점을 앞으로 논의 과제로 삼기로 했다고 한다.
일본에 태평양 전쟁의 전범은 없다는 것이며, 이는 일본의 침략행위는 정당했다는 것이고 당연히 동학농민혁명 당시 왜군의 파견, 민비시해, 을사늑약들이 정당했고 일제 35년의 식민통치 역시 당연했으며 태평양 전쟁은 장애물 제거의 한 방편이었다는 것이다. 바꾸어 말하면 8·15광복은 부당한 것이고 억울한 것이어서 지금도 우리나라는 일본의 통치하에 있어야 마땅하다는 논리가 된다. 독도의 영유권 정도는 문제가 될 수 없다. 다만 시비꺼리일 뿐이다. 대동아 공영권을 실현시켜 세계를 지배하자는 야욕의 작은 디딤돌이며 수순밟기의 과정일 뿐이다. 군사대국의 수순을 밟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이것이 논리의 비약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고 손에 잡히지 않는다고 해서 억측일 수만은 없다. 위의 논거가 사실의 절반만 맞다고 해도 아니, 십분의 하나만 접근한다고 해도 우리는 우리의 정신을 재무장하고 일본을 직시하며 그 견제의 방법과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도대체 남원이라고 하는 이 산간의 쬐그만 고을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무엇인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포기하고 말 수는 없다. 어떤 사람이 사람의 마음속에 증오심을 키우라 할 수 있는가? 그러나 자극이 없고 일정량의 적대감이 없다면 살아가는 의미도 활력도 잃게 된다.
우리 남원에는 청산되어야 할, 그래서 일본을 견제하고 경계해야 할 것들이 너무나 많다. 청산되어야 할 과거의 잔재를 청산해 없애자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시민의 의지를 담아 변형시켜 옆에 두고 끊임없는 자극제로 삼아야 한다.
그것이 춘향영정이며, 만인의총 충렬사의 현판과 기념비다. 또한 3세기 반이 지나서도 왜놈들이 잊지 않고 남원성 전투의 성지에 남원역을 만들어 전쟁보다 더 참혹한 보복의 현장을 성지화하여 일제를 경계하고 극일만이 우리들의 후배 후손들이 살아갈 수 있는 길임을 교육하는 현장으로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한 첫걸음을 김은호의 춘향영정에서 시작하자는 것이다.
산동면 태평리 뒷산에는 묘라고 보기에 수긍하기 어려운 잡초와 잡목이 우거진 자리가 있다. 이곳은 일제시대 산동면의 신사자리였다. 그리고 지금도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런데 이 안에는 시신이 묻혀있고 지금은 알아보기 어려운 봉분이 만들어져 있다.
1945년 해방이 되면서 미군이 들어왔다. 남원에서는 10월에 이미 적산을 몰수하고 경찰들의 무기를 모두 압류하여 시민들의 치안과 재산보호들을 시민들이 관장하고 있었다. 건국준비위원회(뒤에 인민위원회로 되었다)에서였다. 미군들이 들어와 적산을 내놓으라 했다. 남원시민은 부당하다, 못내놓겠다고 했다. 시위가 일어났다. 11. 17일, 당시 결찰서 앞인 현 소방서 앞에 4~5천명이 집결하여 시위를 했다. 미군은 해산을 명했고 해산을 않자 군중을 향해 총을 쏘았다. 이때 산동면 부절리의 박병갑과 이백면 남평리의 한성배가 미군이 쏜 총에 죽었다. 모두 19세였다. 미군이 점령군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에 들어와 최초로 민간인을 학살한 것이다.
산동면 청년들은 박병갑의 무덤 자리로 일제의 신사자리를 택했다. 잘못된 것인가? 얼마나 탁월하고 자랑스런 결정이었는가?
1945년도에 우리 자랑스런 남원인들은 그랬었다. 그런데 지금 남원인들은 친일부왜의 대표적인 화가, 변절의 명수가 그린 춘향영정 하나를 두고 이래야만 되는가?
과거의 일이니 대충 지나가자고 할 것인가? 좋은 것이 좋은 것 아니냐면서 웃어넘기는 것이 건강에 좋은 낙천성이라 할 수 있는가?

우리는 남원시민·종교단체연대에서 춘향영정을 제작하여 춘향사에 모시면 찬사를 받게 될 것이라는 제안을(산동면 오성식 님)받기도 하였고, 종교단체에서는 관여할 일이 못된다는 의견도 접수하였다. 당시에 친일을 하고 싶어서 한 사람이 누가 있겠느냐면서 그 사람들의 어려움도 인정해 주어야 한다는 편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런 의견을 주신 분들의 의견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다음 기회에 이런 문제들을 다시 거론할 기회가 있을 것을 기약하면서 길었다면 긴 작업을 마친다.
의견을 주신 분들께 감사드리며 지금까지 지루한 글 읽어 주신 여러분들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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