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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원의 3.1운동기념비 제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5.08.31 조회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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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지도 넓지도 않은 지역에서 하나의 역사적 사안을 가지고 2~3곳에 상징물을 만들고 동시 다발적인 행사를 치른다는 것은 아무리 좋게 해석해 보려해도 쉽게 수긍이 가지 않는다.
남원에는 3·1운동만세기념물이 두 곳에 있다. 1974년에 동아일보사가 남원청년회의소와 주관하여 당시 남원역 광장 한쪽에 만든 3·1운동기념비가 있다. 부지의 면적이 협소한데다 초라한 면이 없지 않았고 조경이나 관리가 허술해서 남원시민들로부터도 외면당해 왔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였는지는 모르지만 1997년경에 덕과면의 동해골에 남원의 위상에 크게 손색이 없는 정도의 기념탑을 다시 만들었다. 그러면서 3·1운동기념식이 양쪽에 나뉘어 행해지게 되었다. 그러나 사실은 남원역 3·1운동기념비에서는 변변한 행사가 치러지지 못했다가 동해골 기념탑이 준공되고 남원의 3·1기념행사가 본 궤도에 올랐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남원역에서는 시민단체(청년회의소)가 동해골에서는 관주도의 행사로 치러져 왔다.
이제 남원학생종합회관 앞에 항일운동기념탑이 우여곡절 끝에 세워지고 있고 2006년 3·1절 이전에는 준공이 될 것이다. 내년의 3·1절 기념행사는 어디에서 어떤 행사들이 누구에 의해 치러질 것인가가 의문이다.

두 기념물은 남원의 만세운동 자리로 모두 타당한 근거를 갖추고 있다. 동해골의 경우 이석기 면장이 주도했던 북 3개면 만세운동의 근원지였다는 근거와 학생회관의 항일운동기념탑 역시 동해골 만세운동이 남원시 단위로 확산되는 근원지였다는 확실한 역사적 사실에 근거한 것이다. 학생회관 기념탑의 명칭이 3·1운동이 아니라 항일독립운동 전체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서 부적절하다는 의견이 있을 수 있으나 남원의 항일운동 역시 3·1만세운동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고 그 상징적인 자리가 옛 성안장터(북부시장)일 수 있어 이견을 잠재울 수 있다. 그러나 당시 남부시장이었던 성밖장터(현 광한루원 안) 역시 같은 진원지였고 희생자는 오히려 남부시장 쪽에서 많이 나왔으며 광한루원 안에 상징물을 만들었으면 좋았다는 견해는 수긍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나가버린 건을 큰 잘못이 없는데도 문제화시킨다는 것은 곤란하다고 본다.
문제는 (구)남원역의 3·1운동기념비이다.

1974년 당시 왜 아무런 연고가 없는 남원역전에 3·1운동기념비를 건립하게 되었는지의 사실여부를 우리는 확인해내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남원인의 상식으로 광한루원에서 이질적으로 보일 3·1기념비 수용을 거부했을 것이며 의료원 역시 전혀 별개의 성격인 기념탑 자리로 내줄 리 없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비좁았으니까. 어쩔 수 없이 선택한 자리가 사람의 통행이 가장 많아서 그나마 빛을 볼 수 있는 남원역에 교섭하여 자리를 할양받았으리라 추측한다. 그러나 기념물 건립은 역사적 실증과 현장성이 생명인 이상 당시 남원도립의료원에 교섭해보지 않았을 턱이 없다. 남원역전 건립은 어쩔 수 없었던 차선책이었을 것임이 확실해 보인다.
그런데 이제 모든 여건이 크게 달라졌다. 도립의료원 자리에는 학생회관이 들어섰고 앞 건물들을 철거해서 광장이 드넓어졌으며 남원역은 이전되어 현재의 기념물은 인적이 끊긴 무주공산에 떠 있는 상태다. 이제 이 3·1운동기념비를 제 자리로 옮겨 주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다.
(구)남원역기념탑은 동아일보사가 처음부터 남원JC와 손을 잡고 건립했다. 관주도를 피해서 관리측면을 고려하여 JC와 손을 잡고 건립한 것으로 알고있다. 그래서 지금도 남원JC가 관리하고 있다. 동아일보사가 전국을 대상으로 이 작업을 했던 것은 일제의 부왜에 대한 속죄 측면이 있었을 것이다. 당시 동아일보의 행태를 떠올리면 이 기념물은 철거했어야 마땅하고 지금이라도 철거해야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남원을 선택했고 속죄의 뜻에서 적지 않은 투자를 한 것이라면, 그리고 남원최초의 3·1운동기념물이라는 가치를 염두에 둔다면 보존해야 할 근거가 되겠고 더구나 가장 훌륭한 업적을 남긴 국어학자 이희승 박사의 비문은 보호해 주어야 하는 측면에서 기왕 보존하려면 제 자리를 찾아주어야 한다고 본다.
그 최적지는 현 학생회관 자리일 수밖에 없다.
그 이유로 ①역사성과 현장성 ②접근성을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학생과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남원인으로서 자긍심 고취와 교육적 파급효과를 들 수 있고 외래 탐방객들에게 홍보의 효과와 남원정신 고양을 위해서도 항일운동기념탑과 한자리(혹은 인근)에 배치되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기에는 여러 가지 문제점이 따른다. 첫째는 JC회원간의 의견일치(어쩌면 동아일보사에도 양해를 구해야)와 시민들의 동의 둘째, 문화재 관리국에서의 이전승인, 셋째 교육청으로부터의 부지 양도, 넷째 이전에 따른 적지 않은 경비 등을 해결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첫째의 경우 반대해야 할 뚜렷한 이유가 없을 것이어서 쉽게 합의를 도출해 낼 수 있을 것이다. 다만 (구)남원역 부지의 활용방안이 확정되지 않았으니 서둘지 말고 기다려 보자는 의견이 있다고 한다. 그러나 (구)남원역용역결과의 역사문화테마공원으로의 개발에도 기념탑은 제외되어 있는데다 그 방안이 잡탕이 되어 있어 그 비빔밥속에 3·1운동기념물을 섞어 넣는다는 것이 오히려 욕된 결과를 빚을 것이며 민족교육성지조성 방안으로의 활동에서도 이렇다 할 비중을 차지하지 못할 것으로 보여 어떤 경우라도 위상에 맞는 대접을 받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가장 당연한 당위성을 가진 학생회관 자리로 옮기는 것이 옳지 않을까 한다.
둘째의 경우는 행정적 절차일 뿐이지 어려움이 없다고 보며 셋째의 경우는 교섭능력의 문제로 보지만 오히려 교육청쪽에서 요구하고 환영해야 할 일이라고 본다.
다만 경비가 문제인데 이는 남원시에서 보조해 주어야 할 사안이라고 판단된다. 이 셋째와 넷째를 좀 더 구체적으로 언급하자면
남원시 교육청에서는 학생회관 부지를 할양한다는 입장이 아니라 학생회관이 갖추어야 할 가장 표본적인 시설물을 유치한다는 입장이 될 것이다. 학생회관 부지가 결코 넓다고 할 수는 없겠으나 기념탑 유치면적이 그리 큰 공간은 아니며, 나무나 보도블록 혹은 인위적이고 작위적인 시설 배치보다 학생들의 의식함양, 자긍심 고취를 위한 역사유물 유치는 최상의 것이면서 조경에도 더할 수 없이 적정한 시설물이 될 것이다.
경비 문제의 경우 훌륭한 시설물을 유치하는 교육청에서 나몰라라 할 수도 없겠지만 교육청에서 부지를 제공해 주는데 시에서 뒷짐지고 있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보며 지금까지 JC에서 관리해 온 것만도 감사해야 할 입장에 이전 비용까지 열악한 시민단체에 미루어서는 안된다는 당위성 때문에 시에서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고 본다.

우리는 이 일이 시간을 다투는 성급한 일로 보지는 않는다. 그러나 어려운 난관이 겹겹이 쌓인 사안으로 보지도 않는다. 그렇다면 가능한 한 내년도 3·1절 행사 이전, 늦는다 해도 8·15광복절 행사 이전까지는 충분히 마무리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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