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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원항일운동기념탑에 대한 유감과 제언(2)
작성자 한ㅇㅇ 작성일 2005.10.12 조회 1,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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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탑건립추진위원회에서 해야 할 일
필자가 직임을 사임하지 않을 수 없었던 가장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는 탑건립의 목적과 배치된 행태였다. 항일운동탑의 건립목적은 선열들께서 왜 항일운동을 하였으며 그 정신을 우리세대가 어떻게 계승하고 발전시켜 어떤 방법으로 후세에 물려주어야 할 것인가에 대한 한 방안일 것이다.
그런데 금년 2005년은 정말 유별난 해다. 명성황후 시해 110주년, 을사늑약 100주년, 광복60주년, 한일 국교수립 40주년의 해다. 그런데 일본은 독도영유권을 본격적으로 들고 나왔고, 고이즈미 수상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는 계속 되고 있으며, 고위관료들의 계획적이고 의도적인 망언은 도를 더해가고 있으며 역사 왜곡과 역사교과서 왜곡 확장은 동남아시아를 들끓게 했다. 이런 일본의 의도는 헌법의 개정을 통한 군사대국화에 있으며 이는 제국주의의 야욕을 실현하기 위한 것임을 의심할 수 없다.
이런 와중에서 추진위원회(운영위원회)에서는 돌에 새기는 이름과 글에만 매달려 아웅다웅했지 단 한번도 이런 일본에 시선을 돌려본 일이 없다. 일제 잔재 청산문제가 거세게 불었는데도 귀와 눈을 닫아버렸다.
물론 탑 건립을 위한 한시적 조직이라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니까 탑만 만들면 된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는가? 다른 탑이 아닌 항일운동기념탑을 조성하기 위한 모임이다. 그렇다면 남원에 어떤 일제잔재가 있으며 어떻게 청산해야 하는 것인지, (구)남원역이 어떻게 활동되어야 조상의 얼에 보답하면서 그 뜻을 기리게 될 것인지에 대하여 논의해 보고 대책을 세워가면서 좀 더 큰 안목을 가지고 일을 했어야 했을 것이다. 그래야만 비문을 작성하는데도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런 사안들에 눈을 돌리고 비문을 만들려는데서, 어떻게 하면 내 조상 함자를 올리고 내 이름까지 빛나게(?) 할 수 있는가에만 매달렸다. 결과는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게 되었고 오늘의 결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본말이 전도되고 지엽적이면서 아전인수에 급급한 결과로 당연한 귀결이아니겠는가?

○ 비문에 대하여
비문은 처음부터 문제를 안고 있었다. 추진위원장은 처음부터 지역과 상관없이 ‘유명인’의 글을 받아 새기겠다고 공언한데 비하여 한쪽에서는 헌시와 비문을 이미 써놓은 상태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었다. 충돌은 이미 내포하고 있었고 이 상태가 폭발한 것으로 보는 것이 맞지 않을까 싶다.
필자는 지난 여름 사임서를 낸 뒤 기념탑 근처에 접근하는 것조차 피해왔기 때문에 새겨진 비문 내용을 전혀 모르며 또 다른 비문이 있다는 말만 들었지 그 내용이 어떤 것인지 전혀 모른다. 따라서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장을 비롯한 4명의 서한을 근거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전제되어야 할 것은 서한문에 올라있는 인물 중 윤영근, 최정주 양씨는 남원의 항일·독립운동 연구에 크게 기여한 분들이며 전문가라는데 남원시민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이 없을 것이라는 주관적인 판단이다. 그리고 이 분들은 글을 쓰신 분들이어서 헌시는 몰라도 비문을 쓰는 적임자로 우선 순위에 꼽힐 수 있는 자격을 가진 분이라고 필자는 인정한다. 그렇다고 해서 이분들이 쓴 비문이어야 한다는 데는 동의할 수 없다. 이런 이유로 해서 사실상 문인협회 남원지부 명의로 낸 서한이라 해야 할 (‘한국문인협회 남원지부 전회원의 명예를 걸고’) 서한은 부적절했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서한의 전반적인 내용으로 보아 위의 두 분(혹은 그 중 한 분일수도)이 쓴 비문이었으면 이런 오류는 없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고 감수를 받았더라면 오류를 사전에 막아낼 수 있었을텐데 남원시에서 방관했기 때문에 이런 사태를 초래했다는 것인데 그 바닥에는 감수인이 누구여야 했을 것인가까지 암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비문 집필자 물색 당시 퍼져 있던 이미 써놓은 헌시와 비문을 사실로 입증하는 방증이 되며, 협회에서 아니라고 부인하고 있는 ‘발목잡기’로 인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결국 문인협회에서는 두 분의 글이 비문으로 채택되지 못한데 대한 반대와 이에 대한 반론제기로 보일 수밖에 없는 부적절한 태도를 취했다. 바꾸어 말하면 전문(前文)과 후문을 삭제한 오류의 내용만 짚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더구나 오류 1번은 트집잡기의 전형을 표출했다.
비문이 잘못되었으면 어떤 방법으로든지 고쳐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 과정에서 ‘누더기’가 돼버린 상태가 문제일 뿐이며 이점만 지적했어야 했다. 그런데 구체화시키는 과정에서 속내를 드러내 버렸다.
다시 얘기하지만 두 분은 비문을 쓸 자격권 중에서도 우위를 점유하고 있지만 그 분들이 쓴 비문이어야 한다는 원칙은 없는데도 공공의 단체에서 객관도를 잃고 일방적으로 편중된 입장을 취한 잘못을 범했다고 본다.
그러나 추진위(운영위)에서는 문인협에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잘못을 저질렀다. 이미 비문이 문제의 소지를 안고 있었다면 더욱 신중했어야 했을 것임에도 문인협회에서 지적한 ‘오류’의 2~6번까지의 오류를 범했다는 것은(오류를 사실로 인정한다는 것을 전제로) 추진(운영)위의 실상과 무지를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또한 집행부 그 중에서도 추진위원장의 아집과 독선을 입증하면서 세간에 나도는 일하는 방식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잘못된 것이 아님을 드러낸 결과를 초래했다. 이런 현상은 단순히 추진위원회의 일이 아니라 남원의 부끄러운 실상과 치부를 드러낸 결과라 해서 과장된 평가는 아닐 것이다. 추진위원회의 고문, 자문위원을 비롯하여 운영위원의 명단이 공개된 이상 이런 평가는 정당하다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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