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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천 하천정비사업에 선행되어야 할 일들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6.02.22 조회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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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기소침해진 남원에 모처럼의 낭보가 날아들었다. 2010년까지 224억을 투자하여 남원의 젖줄기인 요천을 친환경으로 정비한다는 것이다.
편의주의적 발상과 획일적인 시멘트 하천이 새롭게 태어날 것이라는 것은 가슴 설렐 만큼 바람직한 일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서도 본질을 외면한 치장성 사업이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떨칠 수가 없다. 아니 주객이 전도된 것만은 분명하다.
하천을 정비한다는 것은 물을 관리하겠다는 것이며 이에는 크게 두 가지의 목적이 있겠다. 하나는 홍수의 범람을 막겠다는 치수(治水)겠고 다른 하나는 물을 살려서 생태(生態)를 복원하겠다는 것이겠다. 이 두 가지를 만족시키면서 시각적인 아름다움까지 <관상(觀賞)>까지 살려낸다면 이는 금상첨화라 할 것이다.
그런데 치수의 차원이라면 지금의 요천을 손 댈 이유가 없다. 로보댐을 없애면 요천의 치수는 더욱 좋아지고 요천의 생태 또한 살아날 수 있다. 치수 차원에서만 본다면 친환경적으로 하천을 정비하는 쪽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렇다면 요천의 하천정비사업은 친환경적 생태복원에 있다 하겠다. 그것이 바로 환경, 특히 물과 사람이 함께 사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천의 하천정비가 물을 살리는 사업일까? 아니다.
요천의 수원은 번암의 동화, 덕산, 수분계곡과 대상천, 이백천, 원천천이다. 이 계류에는 곳곳에 마을이 형성되어 있는 삶의 터전이다. 무수한 오염원이 산재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예로 원천천을 들어보자. 상원천의 고촌, 내기, 덕치 등에 단 한곳의 정수장도 없다. 거기에서 오염된 물이 육모정까지 흐르면서 어느 정도는 정화될 것이다. 그러나 호경, 용궁, 장안, 은송들의 오염된 물이 다시 한 번의 정수 과정도 거치지 않고 음식점으로 점철된 원천천을 거쳐 요천에 이른다. 봄에서 가을까지 구룡, 선유계곡을 즐기러 온 관광객들은 주민들보다 더 심각한 오염원이다.
이 계곡의 수질을 누가 점검해 보았으며 생태조사를 누가 해 보았는가? 그 곳 주민들은 말한다. ‘우리는 상관없다. 흘러내려가 버리니까. 손해는 남원시민이다. 그런데 신경쓰지 않는다. 긁어 부스럼 낼 일 있는가?’ 남원시가지 주민들이 할 일이라는 것이다.
이 원천천에 원천제 개수공사가 59억여원을 들여 지난 해 말부터 공사가 시작되었다. 내년 말까지 공사를 완료할 것이다. 그러나 이 사업 역시 2.9㎞를 축제와 호안으로 하고 있다. 치장성 사업일 뿐 물을 살리기 위한 어떤 방안도 강구되지 않고 있다. 아니, 물과 생태의 현황을 조사해 보았다거나 계획되고 있다는 말을 들어 본 일이 없다.
행정구역이 단절된 장수군 번암면은 더욱 심각하다. 산동면을 흐르는 요천에는 다슬기가 없다. 번암의 레미콘 공장 등에서 오염을 시키기 때문이다. 그래도 남원시에서는 제재할 방법이 없다. 요천변에서 반딧불이를 찾는다는 것은 연목구어다. 이것이 요천이다. 이런 상태에서 이백면 척문리에서 광치천 합류지점까지 친환경적으로 아름답게 하천을 꾸민다 해서 요천의 물이 살아날 것이며 그래서 생태가 복원될 것인가?
다 된 밥에 재 뿌리자는 것이 아니다. 우선 결정된 사업은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선후가 뒤바뀐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지금부터 근본적인 대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요천의 상류생태와 계절별 오염도를 하루 빨리 조사하고 그에 적정한 계획을 수립해야 요천정비 사업이 완공되는 2010년을 전후하여 요천하천 정비의 본래 의도가 달성될 수 있다는 것을 일깨우고 싶은 것이다.
강조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은 행정구역의 단절은 환경을 복원하는데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번암은 남원이었다. 심원도 남원이었다. 여기가 오염되면 아래물이 맑을 수 없다. 상탁하부정(上濁下不淨)이다. 번암과 심원을 하루빨리 남원으로 복원해야 한다.
보기 좋은 음식이 더 맛있을 수 있다. 그러나 먹을 수 없는 음식을 아름답게 치장한대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는 것은 아니다. 고기가 살 수 없는 물을 치장한대서 고기가 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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