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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요천, 안전한가?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2.08.12 조회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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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과 금호정맥(원명 금남호남정맥, 일명 노령산맥) 남쪽 지능선은 요천을 만들었고 요천은 남원을 꿰뚫고 흐르며 옥야백리 남원평원을 만들었다. 지리산과 금호정맥 자락은 남원의 어머니이면서 그 젖줄 요천으로 남원을 풍요롭고 아름다우며 사람다운 사람들이 모여 살기 좋은 고장으로 만든 것이다.
백두대간 끝자락은 남원에서 크게 U턴으로 꺾이면서 그 품안의 물로 운봉·아영·달궁계곡을 만들어 운봉고원에 드넓은 평야를 펼쳤고 우리들의 조상들이 자리잡게 하여 우리들에게 물려준 평야다. 참으로 산고수려한 고장 남원은 축복 받은 터전이었다.

이렇게 축복 받은 이 땅 남원의 수원을 점검해 보자. 요천의 경우 가장 큰 물줄기는 번암천이다.
이 번암천은 다시 동화계곡, 사암계곡, 도장계곡이 합류하여 이루어진다. 다음으로 큰 물줄기는 원천계곡이며 그 다음으로 대상천과 이백천 등이 있고 주천천, 남원천(축천), 주생천 등은 시내 하류에서 요천에 합류된다.
그러니까 요천의 주류는 번암천과 원천천으로 보아야 된다.
그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 보자.
도장계곡은 장남제로 막혀있다. 이 물은 가물 때 보절면으로 빠져 산서·지사면을 거쳐 오수천으로 일부가 나가고 일부는 보절면에서 사매면을 거쳐 율천으로, 이는 다시 삼계성문을 거쳐 순자강으로 빠진다.
사암계곡 상류에는 용쏘가 있고 이 위는 덕산이다. 여기에 지금 댐을 막고 있으며 이 물은 장수읍의 식수로 공급되다가 금강으로 빠지게 설계되어 있다.
동화계곡에는 동화댐이 완공되어 있다. 장수, 임실, 남원, 곡성의 식수로 공급되며 남원 옥야백리의 농수로 공급된다. 그런데 식수는 산맥을 넘어 장수, 임실로 공급되고 있으며 농업용수는 가뭄에는 산중턱을 잘라 만들어진 농수로를 통해 빠져나가지 요천으로 흐르지는 않는다.
원천천을 거슬러 올라가면 고기리 위의 지리산 국립공원에 댐을 막고 있다. 이 물은 백두대간을 뚫고 운봉으로 흘러 진주 남강을 거쳐 낙동강 하류로 흐르게 된다.
요천의 근원 수원은 이토록 모두가 잘리어 금강으로 낙동강으로 순자강으로 흐르게 되었는데도 남원시민 누구도 이 문제의 심각성을 거론하는 시민이나 단체가 없다.
요천의 중간 남원시가의 앞에 두 개의 보를 막아 항상 풍만한 수량이 넘실대는 것처럼 눈속임하는 근저에는 어떤 의도가 숨어 있는가를 의심하는 시민이 없었다.
운봉고원으로 가보자. 동부 4개면을 몽땅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묶어 놓고 경남, 부산에 청정수를 공급하려는 지리산댐은 시민들이 힘을 합하여 막아냈다. 그러나 달궁계곡 상류에서 두 곳에 걸쳐 백두대간을 자르고 전남으로 넘어가는 물문제가 한때 부각되었다가 이제는 또 잠잠해졌다.
운봉고원의 풍부한 물에 비하여 식수와 농업용수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은 물을 나누어 쓴다는데 이의를 제기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에 접근하지 않고 흐지부지 넘어가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이러한 모든 사태의 발생은 행정구역의 잘못된 구획에 기인하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한 품안의 백두대간 품을 따로 떼내(심원지역) 일개 리 단위를 전남으로 하는 경우가 삼천리강산 어디에 있는가?
이는 장수군에 속한 번암면도 마찬가지다.

근래 몇년동안 남원지방은 큰 가뭄을 겪지 않아 복 받은 땅으로서의 풍요로운 물의 소비를 아낌없이 구가할 수 있었다. 금년에는 이 지겨운 비에 채이고 채여 물에 짜증을 내지 않을 수 없는 상태다. 그러나 여유로울 때 어려움을 생각하지 않은 사람은 곳간이 빌 때 후회하는 법이다.
우리는 남원의 물을 지역이기의 구도에서 접근하고자 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자연이 이 고장에 베푼 천혜의 자원을 우리가 지키지 않는다는 것은 자연을 배반하는 것임을 분명히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결과가 만에 하나 이 고장의 생태계를 교란하는 결과를 초래하면서 남원을 목마르게 한다면 현 세대는 이 고장의 자연과 후손에게 석고대죄 해야 할 우를 범해서 물려주는 결과가 될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관심의 방향을 돌여야 할 것 아닌가? 큰 일에 주력하지 않고 그 틈새를 이용해서 잔꾀를 부리는 행태는 마땅히 단죄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작은 일에 연연해서 큰 것을 잃는 우를 범하는 것은 더욱 큰 잘못을 저지른 것 아닌가?
남원의 물, 어찌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늦었지만 남원인은 지금이라도 머리를 맞대지 않으면 안될 것 아닌가?
특히, 남원시청과 남원시의회에서 예민하게 대처해야 하는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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