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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금 남원 사람들은 …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2.10.24 조회 1,221
첨부파일
지금 남원 사람들은 …

노 상 준(남원문화원장)

지금 남원 사람들은 무엇인가 알 수 없는 욕구불만 속에 살아가는 것 같다.
그것은 무슨 이유에서일까?
언제부터 이렇게 되었는가!
지역경제가 어려워지니 정들었던 사람들이 하나 둘 고향을 떠나가고 정겨웠던 그 거리는 이제 적막하기만 하다.

먹을 것이 적으니 남의 밥상만 크게 보이는 것일까?
몇 집 건너 빈 점포요, 임대광고가 장관이다.
높으신 어른들이여!
고위 공직자들이여!
그대들은 남원의 아픔을 왜 외면하는가?
왜 강 건너 불구경만 하고 계시는가.

‘X가 잘못하니 그 일이 그렇게 되었다.’
‘XX가 잘못하여 남원이 이 꼴이다’
란 말이 무성하다.

난세에 영웅이 나온다고 하는데 남원에는 그렇지도 못하는가 보다.
영웅이 없다는 말인가?
인재가 숨어 있다는 말인가?
보물찾기라도 하듯 영웅(인재) 찾기를 해야 한다는 말인가?

어떤 사람은 말하기를,

“할 일이 없으면, 몽고인은 칼을 갈고, 중국인은 벼룩을 잡고, 불란서 사람은 잡담을 하고, 이태라 사람은 노래를 부르고, 일본 사람은 독서를 하고, 우리나라 사람은 남의 험담을 한다.” 고 했다.

지금 남원 사람들은 할 일이 없으니 남의 험담만 하고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말인가?
남이 밥 먹는데 우리는 숟가락만 빨고 있어야만 할 것인가?
아무리 생각해도 방책이 없다면 어떤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말인가.

등산객이 산에 올라 링반데롱(산에서 방향감각을 상실한 상태)에 처했다면 나침반을 보아야 하고, 날이 어둡고 피아(彼我)를 모르는 전쟁터에서 길을 찾으려면 늙은 말(老馬)의 지혜를 얻어야 할 것이다.

지금 남원에 희망의 풍선을 높이 띄울 인재는 없는가!
우리는 미륵(彌勒)을 기다리는 절실한 심정이다.

설령 조금은 과장되고 허구가 보일지라도 갈갈이 찢긴 남원의 민심을 추스르는 사람.
나 보다는 남을 먼 저 생각하는 사람.
순리(順理)를 존중하는 사람.
그래서 작지만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구심점이 되어 줄 그런 사람이 필요하다.

그것은 남원에서 일어나고 있는 작금의 여러 가지 사태에 대다수 선량한 우리 남원 사람들은 링반데롱 상태에 빠져 혼란스럽기 그지없다.
불신과 반목으로 정서는 메마르고, 너도 없고 나도 없는 무질서만 난무하다.
그로 인해 남원은 공허의 늪에 빠져 빈사상태로 실낱같은 희망을 잡고 몸부림치고 있다.

공허의 늪에 빠진 남원을 순리와 화합으로 봉합할 화타여!
이제는 나서라!
우리는 뜨거운 눈물로 그대를 맞으리라.

남원의 발전을 위해 번영의 깃발을 높이 들고 힘차게 뛸 자여 나서라!
우리는 두 팔을 높이 들어 그대를 환영하리라.

자신의 안위를 위해 양심을 팔고 불신과 반목을 수단으로 삼는 자들이여!
때를 알고 이제는 조용히 뒤로 물러서라!

이제는 저 뒤에서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는 자식들에게,
‘남원은 언제나 순리(順理)와 사랑이 충만한 땅이었다.’
고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는 이 땅의 아버지가, 어머니가 될 수 있도록…….

그러면 우리는 모든 것을 그대로 묻어두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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