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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마지막 쓴소리-남원시의회의원님께-
작성자 한ㅇㅇ 작성일 2002.12.30 조회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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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일 이상 남원시민들께 어떻게 사죄해야 하나 고심했었다.
그런데 마지막 달 크리스마스 이브에 간접적으로 남원지검의 인사공문서 위조 건의 결정을 들었다. ‘철천의 원수를 샀구나.’ 뇌리를 찍는 화살촉 같은 아픔이었다. ‘왜 이러고 살아야 하는가.’이어서 오는 통증이었다.
사회정의를 세운다? 남원의 공직을 바로세우기 위해 누군가가 해야 할 일? 욕먹을 사람에게 욕을 먹지 않은 것 자체가 더 큰 욕을 먹을 일?...... 아무리 자위해 보려 해도 공허하기만 하고 몸과 마음을 가눌 수가 없다.
나는 당신님들을 단 한 번도 한 순간도 미워해 본 일이 없다. 그러나 당신님들께서 저지른 일들을 덮고 넘어갈 수는 없었다. 그것이 내 몫이 아니기를 간절하게 바랬었다. 미안하고 죄송하다....... 죽을죄를 내가 졌다.
소용없는 일이었다. 한 개인으로 무릎을 꿇는대서 그들의 원망이 가셔질 수 있을까?
본인 당사자의 일만이 아니지 않은가. 가족들, 그 자자손손...... 이를 어찌 감당할 수 있는가?

남원시의회의원 여러분.
나는 당신님들을 원망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내가 비록 이런 자책과 회한의 결과를 예측하지 못하고 저질렀었던 일이긴 하지만 내 스스로 이번 건을 후회할 수는 없으며 한 단체의 대표자로서 정당함을 주장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러나 왜 그 일을 우리가 해야 했습니까? 그 일은 당신님들의 책무가 아니었습니까? 결자(結者)가 풀어야((解之)하는 것 아닙니까? 시민의 대표로 등극하신 분들께서는 그처럼 고결하시고 점잖으신 일만 하셔야 하는 것입니까? 그래서 못된 궂은 일은 시민이나 시민단체에서 해야 하는 것입니까?
아니라면 그런 정도의 일은 덮어주어야 하는 정도의 것이거나 적당하게 봉합하여 넘어가 주는 정도의 수준의 것입니까? 폐기물시설, 농업보조금, 자활후견기관..... 이런 사안들도 공직사회의 혼란을 막기 위해서, 피해자를 최소화하기 위해서, 시민의 분열과 대립을 막기 위해서 적당하게 봉합하고 넘어가야 할 사안입니까?
아니라면 당신님들의 그 체모와 위신을 위하여 시민이나 단체에 떠넘기려는 것입니까?
그것이 당신님들의 ‘표’를 지키고 차기를 위해서 고수하셔야 할 자세입니까?
당신님들이 시민의 대표로 의정에서 해야 할 일은 숫자놀음이고, 사업안배이고, 공직자 조정이며, 임시직 관리입니까? 그리고 궂은 일은 시민과 시민단체의 몫입니까?

나는 내가 한 일에 대하여 자자손손 불구대천의 원수를 산다해도, 비록 지금 감당할 수 없는 인간적 회한과 감당할 수 없는 갈등에 매몰된다 해도 공인으로서 절대로 후회하지 않으며 정당함과 의연함을 잃을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며 그래야 한다는 확신에서 한치의 후퇴도 없을 것입니다.
당신님들을 지켜 볼 것입니다. 시민의 주권을 위임받은 당신님들의 의(議)와 정(政)을 지켜볼 것입니다.
희망과 축복으로 넘쳐나야 할 새해가 내일입니다. 그 내일에 어두운 얘기를 하고 싶지 않아 어둡고 암울했던 세모에 이런 말씀으로 마감 인사를 합니다. 아무리 힘들고 어두웠던 한 해였지만 그래도 이 세모에 ‘꿈★은 이루어진다’는 신화를 창조해낸 이 나라 이 민족에게 한없는 감사와 경의를 표하면서 의원님 여러분들께 꿈이 이루어지는 남원의 내일을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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