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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혼불마을 망치는 고속도로(시청홈에서 가져옴)
작성자 퍼ㅇㅇ 작성일 2003.02.19 조회 1,188
첨부파일
혼불마을 망치는 고속도로

남원시민에 드리는 호소문
- 혼불마을을 훼손하는 고속도로 계획안 수정을 촉구하며 -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남원시민 여러분, 지금(2003년 2월) 건교부에서는 전주∼광양간 고속도로의 남원시 사매면 통과구간에서 혼불마을을 심각하게 훼손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혼불』은 남원을 무대로 한 민족의 혼을 그린 민족대하예술소설입니다. 최명희님은 『혼불』10권을 완성하고는 기진하여 유명을 달리하였습니다. 이제 건교부는 그 영혼이 서린 주무대를 동강내고 자근자근 밟아 최명희님을 두 번 죽임을 당하게 하려는 것입니다.
전주∼광양간 고속도로가 우리지역의 숙원사업임은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그러한 국책사업에는 많은 희생이 따름도 사실이며 우리 국민은 눈물을 머금고 그것을 받아들여 왔습니다.
그러나 혼불마을 통과구간은 얼마든지 그 희생을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는데도 경제논리를 앞세워 마구 밀어붙이고 있는 것입니다.

어찌하여 건교부는 이땅의 대동맥 건설을 한답시고
민족의 혼을 짓밟아 천추의 한을 남기려 하는가?

"… 이 일을 위하여, 천군만마가 아니어도 좋은 단 한 사람만이라도 오래오래 나의 하는 일을 지켜보았으면 좋겠다."
그렇게도 애절하게 남원을 사랑하면서, 민족을 사랑하면서, 이 땅과 인간의 애환을 목숨과 맞바꾸어 그려낸 소설 『혼불』의 무대를 지키고 가꾸지는 못할망정 갈갈이 찢기게 놓아둘 수는 없습니다.
계획변경에 따른 건설비용이 얼마가 더 들던 간에 우리의 혼이 돌아가 쉴 민족의 고향의 가치와 비교되겠습니까?
남원시민 여러분 우리가 지켜냅시다. 여러분의 정성어린 서명이 남원의 문화와 긍지를 살려냅니다.

남원 혼불을 사랑하는 모임 (017-656-4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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