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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남원의 쓰레기, 근본에 접근해야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3.06.10 조회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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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원의 쓰레기, 근본에 접근해야

본 남원경실련에서 한때 ‘기존 민간 시설 이용방안 참작’의견을 제시해 대내외적인 갈등에 휘말렸었던 것은 당시에 제시했던 공사기간 중의 폐기물 처리 기간 단축 내용을 제외하고도 외부 업체에 대한 배려, 혹시 일어날 수 있는 이중 쓰레기 처리시설, 인간적 연민 등이 깔려 있었다.
그러나 집행부에서 섭렵했던 시민 여론은 달랐다. 분명한 범법적 절차과정, 집행부와 업자들의 공통적인 비도덕성, 상식 이하의 기업 윤리성 등이 거론되었고 그 중에서도 특히 20억이 45억으로 2배 이상 인상된 배경, 공개적이고 투명해야 할 행정의 밀실야합, 업자의 횡포와 집행부의 이해할 수 없는 대응 등이 신랄하게 논의되었다. 거기에 의회의 갈팡질팡 한 혼선, 부적절한 대응, 왜 이런 현상이 자행되었는가에 대한 의혹과 질타가 있었고, 정보의 미흡, 미래 추정에 대한 예측부재, 전문성 결여 등의 자성과 함께 가장 심각하게 고민했던 것은 미국이 한국인의 특성으로 거론했던 ‘쉽게 잊는다.’는 망각이었다.

이제 쓰레기를 쓰레기로만 보아서는 안된다는 근본적인 문제로 되돌아가지 않을 수 없다. 쓰레기에는 표정이 담겨 있으며 생활상이 일목요연하게 드러나고 시민들의 도덕적, 철학적 의식과 태도가 적나라하게 표출된다.
이 쓰레기들의 표정 속에서 시민의 의식과 생활태도를 바르게 읽어내는 데서부터 쓰레기 문제는 접근해야 된다고 본다. 당장의 현안을 두고 무슨 말이냐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시민의 의식과 쓰레기를 취급하는 태도가 잘못되었으면 그것을 고쳐나가는 것이 선결문제이지 발등에 떨어진 불을 빙자하여 목적지향적으로 일을 몰아가려 해서는 일을 더 크게 그르친다.
초심으로 돌아가야 된다는 것이다. 처음 쓰레기 봉투를 제작 판매할 당시 불법 투기한 쓰레기는 쓰레기를 뒤져 투기한 사람을 추적하는 적극성을 보였다. 이러한 일을 잘했다는 것은 아니다. 그 보다 전에 분리처리를 계도했어야 하고 그 필요성을 적극 홍보했어야 했다. 그 다음에 그를 어긴 사람을 추적했어야 했다. 이 일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 아니라 전자에 치중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선후가 바뀌었을망정 그 방법을 일년간만 지속했더라도 시민들의 쓰레기에 대한 태도는 현저하게 좋아졌을 것이며 철저한 분리처리를 계도 했다면 지금의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으리라고 본다.
문제는 시민의 의식과 생활 태도에 바로잡아 나가려 하지 않고 편리성에만 치중하면서 부적절한 투기를 포기한다면 시민의 의식과 생활태도는 갈수록 악화되고 행정에 더 많은 것을 의지하고 요구하려만 들게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지난번에 시의회 자치행정 위에서 내린 결정이 순수하게 이행되기를 촉구한다. 거기에 철저한 분리투기를 홍보하고 생활화 되도록 해야한다. 그러면서 시간을 두고 쓰레기 처리시설의 변화를 지켜보고 가장 합리적인 결정을 해야 한다고 단언한다.
십 수년전 무주에서 국제잼버리가 개최된 일이 있었다. 이때 독일 보이스카우트 학생들이 집행부에 왜 쓰레기 분리시설이 없느냐고 항의한 일이 있었다. 쓰레기를 어떻게 버려야 할지 난감하다는 것이었다. 이때 집행부에서는 얼굴을 붉히고 만족할 만한 대답을 해주지 못했다.
십 수년전의 일이다.
요천변에 나들이 나온 가족이 쓰레기를 버리고 간다. 왜?냐고 묻는다. 분리처리시설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대답한다. 무어라 대답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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