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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 남원역사 활용방안의 용역에 참고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4.08.25 조회 1,558
첨부파일
- 구. 남원역사 활용방안의 용역에 참고해 주실 것을 기대하며 -

안득수 교수님께

어떤 일이라고 해서 소홀히 다룰 수 있겠습니까마는 백년대계를 위한 고향 일을 맡아 심적인 부담부터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구 남원역 부지 활용의 용역을 담당하신 교수님께 남원을 사랑하고, 남원의 내일을 위한 똑같은 입장에서 참고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남원역 부지 활용용역에 앞서 전제되어야 할 것이 남원의 역사․지리적 여건과 경제적 뒷받침 등과 실현가능성 여부일 것입니다.
남원의 지리적 여건은 지리산권과 섬진강 상류가 첫째 조건일 것이며 여기에는 청정성 이미지가 그 표본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지리적 환경 속에서 남원은 적어도 청동기 이후의 풍부하고 다양한 문화유산들이 엄청나게 산재해 있습니다. 그런데도 유감스럽게 이 소중한 문화유산들이 낱알의 구슬처럼 흩어져 있을 뿐 한고리에 꿰지질 못하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하나의 정신사적 체계가 잡히지 못한 상태로 이현령비현령의 남원정신으로 혼란을 일으키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근래 ꡐ만인정신ꡑ이 대두되면서 남원정신의 기본 틀이 확보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 만인정신은 애국․애향 정신이면서 화합과 단결을 기본으로 외세에 저항하는 민족정신의 총화입니다. 지금 남원이 흔들리면서 침체를 거듭하고 있는 것은 다른 여러 이유가 있기도 하겠습니다만 만인정신을 살려내지 못한데 그 큰 이유를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남원인으로서의 자긍심을 찾지 못하고 정체성을 바로 잡지 못하여 떠나는 고장이 되었고 되돌아보지 않는 지역이 되어버린 것입니다.
또한 만인정신은 일부지역에 한정되거나 편향된 정신이 아니라 나라와 겨레를 지탱하는 초석이면서 세계를 향한 민족 주체의식을 거양할 수 있는 나침판의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세계화에 역행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화의 방향설정에 대한 표상이 된다는 것입니다.
이 만인정신의 상징적 자리가 남원성 북문자리입니다. 그런데 일제는 이 만인정신의 절대적 성지에 남원역을 만들었습니다. 330여년이 지난 다음의 일입니다. 민족과 선열의 얼과 넋을 송두리째 으깨고 늑사(勒死)시킨 만행이며 보복의 전형입니다.
일제는 정말 입에 올릴 수 없는 숱한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그러나 정유재란이 일본의 패전으로 끝날 수밖에 없게 한 남원성 전투의 역사 현장을 330여년이 지난 후에 이토록 철저하게 보복한 사례는 전무후무할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 역사적 성지에 그토록 철저한 보복을 한 남원역 부지를 교육의 현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통해 민족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남원사람들이 해내야하는 절대절명의 사명이며 의무라고 우리는 보고 있습니다. 남원만을 위해서가 아니라 국가와 민족이 다함께 해내야 할 사명이고 의무입니다.
그 초석을 다져야 할 첫 임무가 안교수님을 비롯한 용역을 맡은 전북대학교의 임무라고 우리는 알고 있으며 믿고 있습니다.
경제적 뒷받침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이를 정치권이 풀어나가야 한다고 보고 있으며 지리산 통합문화권에 포함시켜 이 일을 추진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지리산은 황산대첩의 전승지며 지리산권에는 인월, 인풍, 군화동, 중군리와 월락리 등의 왜구와 연결된 지명이 숱하게 남아 있고 동학농민혁명, 한국전쟁의 제2전선 등의 전란사들을 비껴갈 수 없습니다. 이를 통합한 민족정신의 산 교육장으로 승화시켜야 한다는 것입니다.
더구나 시기적으로 일본의 독도영유권 주장, 중국의 고려사 약탈계획 등으로 역사와 민족교육의 필요성이 들끓고 있습니다. 이런 시점에서 남원역 부지의 교육성지화는 절대적이 아닌가 합니다.
우리는 남원역 부지 활용에 있어 이러한 점들이 가감 없이 적용되어 용역의 기준이 되기를 간곡하게 바라고 있습니다. 선열들의 피로 물든 역사 현장을 돈벌이로 이용하려는 것 자체가 선열을 욕되게 하는 것인 줄은 알지만 선열들과 남원의 만인정신을 선양하다보니 남원의 경제에 크게 도움이 된다면 선열들께서도 너그러이 용서해 주시리라 믿고 있습니다.
안교수님과 용역에 참여하신 교수들께서 건안하시고 건투하시며 가정에 행운과 웃음이 늘 함께 하시기 빕니다.


2004. 8. 23
남원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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