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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지리산 허브벨리 조성사업에 대한 견해
작성자 남ㅇㅇ 작성일 2004.09.09 조회 1,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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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허브벨리사업 때문에 남원의 집행부와 의회간에 마찰이 있다고 한다. 본 남원경실련에서는 금년도 허브박람회를 시작한다고 할 때부터 환영하면서도 심심한 우려를 금할 수 없었다. 그런데 정확한 것은 잘 모르겠으나 허브벨리 사업의 갈등은 엉뚱한 방향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것 같아 더욱 우려됨을 금할 수 없다.
환영했던 것은 ①모처럼 ‘지리산’을 남원으로 끌어들인 사업 ②농민들이 공유할 수 있는 사업 ③관광자원으로도 이용할 수 있는 사업으로 남원의 경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계산에서였다.
그러나 사전의 아무런 준비나 생산물을 내놓지 못한 상태에서 덜컥 ‘세계’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제1회 박람회를 개최한 무모함에 염려스러웠다. 그리고 이제 행정과 의회가 갈등을 일으키고 있으니 더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제 본 남원경실련에서 지리산 허브벨리를 조성하는데 최우선적으로 적용되어야 할 기본 요건들을 제시하면서 의회와 집행부가 이를 잘 적용하여 주기를 요구한다.

첫째, 허브사업의 제1요건은 무공해일 수밖에 없다.
허브산업이 각광을 받게 되는 것 자체가 무공해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허브는 향만이 아니라 맛을 포함한 영양과 음식에까지 다양하게 적용되어 인체와 직접 관련되어 있다. 여기에 농약으로 버무린 생산품이 납품된다면 그 자체로서 허브산업은 조종을 울리게 된다.

둘째, 무공해에 대한 전략적 투자기간이 있어야 한다.
한번 농약으로 오염된 토지가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3~5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그런데 농약으로 오염되지 않은 대규모의 토지를 남원에서 찾아낼 수 있을 것 같지가 않다. 이에 대한 전략 없는 허브산업은 안된다.

셋째, 식물을 다루는 산업을 조급히 서둘러서는 안된다.
식물은 공산품과는 달라서 씨 뿌리고 성장하며 열매 맺는 기간이 있다. 아무리 넓은 면적이 조성된다 하더라도 결과물을 채취할 때까지는 오랜 기간이 걸린다. 거기에 상품화하는 과정까지를 감안한다면 조급하게 서둘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좀 더 치밀하고 장기적인 안목이 없이 뛰어들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넷째, 식물은 아무데서나 자라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식물은 습도, 기온, 일사량에 따라 그 종류가 달라지고 같은 조건이라 해도 고도에 따라 그 분포도가 달라진다. 그런데 일정 지역에 국한하여 집단 재배하려는 발상자체가 잘못되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관광과 연계시키기 위해 일정 지역을 선정하여 집단적으로 재배할 수는 있을 것이나 분명한 것은 산업은 산업이고 관광은 관광인 것이어서 구분해야 한다. 관광용 식재와 허브 본 사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섯째, 남원의 농민 모두가 참여할 수 있고 공유할 수 있는 방향의 사업이어야 한다. 이토록 까다로운 사업에 동참할 농민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존의 농토를 3~5년 이상 휴경화 한 다음 허브산업에 뛰어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닐 것이기 때문이다. 혹 다른 방법이 있다하더라도 농약에 익숙해져버린 농민들이 쉽게 접근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남원만이 아니라 지리산권의 모든 농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문호는 개방해 두어야 한다. 농민이 없는 허브산업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며 이름에 ‘지리산’이 들어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여섯재, 이러한 이유들로 허브산업은 저생산 고품질로 출발해야 한다.
이미 시작해 놓은 사업을 중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그러나 무공해의 고품질 제품을 3~4년내에 내놓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소비자들에게 이를 솔직하게 털어놓고 연차적인 계획으로 안내하며, 완전한 무공해 제품일 경우 농약 잔류 정도를 현장에서 측정하여 판매하는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
한 번 속은 고객은 두 번 속으려 하지 않는다. 그리고 정직한 사업가에게는 그만큼 신뢰성을 갖고 접촉하며 이렇게 엮어진 관계는 죽을 때까지 변치 않는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남원의 허브산업은 너무 늦게 시작되었다. 이미 타 시군에서는 달려가고 있는 상태에서 이제 발을 떼 보려는 상태에 있다. 이런 상태에서의 전략이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를 심사숙고하고 고민하지 않으면 남원의 허브산업은 욕심에 의한 허황된 웃음꺼리로 끝나면서 남원을 또다시 죽이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다.
과일 나무를 심는 농부는 3~4년 이후를 내다보고 심는 것이지 내일 모래 수확을 목표로 하지 않는다. 내 자식에게 먹일 과일을 생산해내는 농부의 심정으로 돌아가 남원의 허브산업에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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