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남원시민 여러분!
존경하는 의장님, 그리고 동료의원 여러분!
시장을 비롯한 관계 공무원 여러분!
조 영 연 입니다.
지난 여름 우리는 예기치 않은 수해로 인해 형언할 수 없는 고통과 피해를 입었습니다. 애써 가꾼 논밭과 가옥이 수마에 휩쓸려 나가고, 인명피해의 아픔을 통절한 마음으로 인내해 내어야 했습니다.
2002년 9월 4일 현재 남원시재해대책본부의 잠정집계에 의하면 사망 1명, 실종1명, 중상2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하였고, 6개 마을 317가구는 유실·매몰되었으며 1,729헥타아르의 농경지가 침수 매몰되었고 도로 및 제방도 상당한 피해를 입어 복구에 많은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 시민들은 서로 격려하고 어려운 이웃에 기꺼이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성숙한 시민상을 보여주었습니다. 관계공무원과 시민들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응급복구가 신속하게 진행되었고 피해는 그 만큼 최소화되었습니다. 이 자리리를 빌어 수해복구에 앞장서주신 여러분들의 노고에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우리 의회에서도 2002년 9월 4일 주민들의 여망을 담은 "특별재해지역"선포 건의문을 신속하게 의결하여 중앙정부의 전폭적인 지원과 대책을 촉구한 바 있습니다.
현재 우리지역 재해복구를 위한 사업현황을 보면 주택 및 농경지등 사유시설이 13건에 8십9억 1천 1백만원, 도로, 하천, 사방임도등 공공시설이 465개소 1천 6십 3억 1천 1백만원등 총 478건에 1천 1백 5십 2억 2천 9백만원입니다.
이중 우리 남원시가 집행해야할 사업은 383건에 9백 4십 6억 3천 9백만원으로 통상 우리시의 일년 사업예산인 경제개발비가 700억∼800억 규모임을 생각하면 방대한 규모임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지역 수재민에게는 대단히 송구스럽습니다만 최근 수해복구사업의 형태를 두고 많은 논란이 일고 있습니다. 1000억이상의 예산이 투입되는 만큼 공개경쟁이니 수의계약이니 수의시담이니 하는 다양한 형태의 게약방법이 논의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남원시는 이런 때 일수록 법령과 중앙정부의 지침에 근거한 원칙과 올바른 방향을 제시하여, 건설업체간 과열경쟁과 부실공사를 사전에 방지할 의무가 있습니다.
지금은 눈치를 볼 때가 아닙니다. 과감하게 법령과 지침을 적용하고 이를 실행하여 지역주민과 지역사회가 하루속히 수재로부터 안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적극 나서야 할 시기입니다.
국가를 당사자로하는 계약에관한 법률 시행령 제26조 제1항 제1호에 의하면 "천재·지변, 긴급복구가 필요한 수해등 비상재해 기타 이에 준하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에 따라 공사계약을 할 수 있다"고 규정되어있습니다.
행정자치부 「수해복구예산 조기집행 지침」도 수해복구사업의 시급성을 고려하여 경쟁입찰에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 단축하고 조기복구를 위하여 수의계약제도를 적극 활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같은법 시행령 제68조, 지방재정법 제63조는 단일사업의 공사중 1개 업체가 시행함으로써 공사이행기간의 장기화가 예상되거나, 공사의 성질이나 규모등에 비추어 분할 시공함이 효율적인 공사등은 분할계약제도를 적극 활용하여 공사기간을 최대한 단축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부득이 경쟁입찰을 실시하는 경우에도 소요되는 기간을 최대한 단축하기 위하여 긴급입찰 공고 및 적격심사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규정을 두고 있습니다.
법령과 중앙정부의 지침이 수해 또는 긴급한 재해를 대비하여 관련 규정과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도 우리 남원시는 투명성과 공정성, 그리고 완전경쟁에만 사로잡혀 이면의 실리를 내팽개쳐버리는 우를 범하고 있습니다.
엄청난 자본으로 무장한 건설업체와 지역의 소규모 하도급 업체가 어떻게 같은 조건으로 경쟁할 수 있겠습니까? 또한 한 건 올리기 위해 주소만 우리지역으로 옮겨 놓은 건설업체도 부지기수라는 말이 들리고 있습니다.
우리시 관내 건설업체 현황은 98년 98개 업체에서 2002년 10월 현재 173개 업체로 급격하게 증가하였고, 올해 초와 비교하여도 15개 업체가 증가한 것은 이런 사실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001년도 수해복구사업 발주현황을 보면 관내업체 하도급계약은 3건에 7억 5천 4백만원으로 전체 공사의 17.6%에 불과하며, 2001년 일년을 놓고 보더라도 관내 업체 하도급 실적은 23건에 3십 9억 6천 1백만원 38.9%에 불과한 실정입니다.
지역경제활성화는 구호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이기주의의 한계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내에서 하도급도 가능한 우리지역 업체가 수주 받을 수 있도록 얼마든지 유도하고 장려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건설공사시 우리지역 자재를 사용하고 장비와 인력을 우리지역에서 활용하도록 요구할 수 있어야 합니다. 작지만 이런 것이야말로 지역경제활성화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완전경쟁입찰을 버리고 수의계약만 하자는 것이 아닙니다. 지역경제를 살리고 지역업체를 보호하면서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방안이 엄연히 있는데도 특혜와 의혹의 악령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허약한 지역업체와 지역경제를 도산으로 몰고 가서는 안된다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지방자치단체적격심사기준에 따르면 10억이하 공사의 낙찰율은 87.45%이며 우리시 평균 낙찰율도 이와 비슷한 수준이라고 합니다. 일반경쟁에 의한 평균 낙찰율(87%수준)에다 하도급까지 고려한다면 실제 수주가격은 현격하게 떨어져, 업체로서는 부실공사를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고 보면 완전경쟁이 반드시 지역사회와 지역주민들에게 이득을 가져온다고 누가 보장하겠습니까?
수의계약할 수 있는 금액의 범위를 보다 넓혀 관내 업체가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더욱 확대하고 실질적인 수주가격을 제공하여 부실공사의 원천을 제거한다면 영구적인 수해복구에도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저는 수해복구사업과 관련하여 집행부가 관계법령과 행정자치부의 수해복구 예산 조기집행 지침을 충실하게 이행하여, 지역업체의 자생력을 키워주고 지역경제활성화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할 수 있는 좋은 기회로 활용할 것을 강력히 촉구합니다.
10월 14일자 살기좋은 남원 홍보지에 보면 "수해복구사업 투명성있게 집행"한다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면 "건설경기 장기침체로 지역업체 어려움이 가중되었으나 이번 수해복구사업으로 지역경제 활성화가 기대된다"라는 대목이 있습니다. 또한 시장은 년초마다 지역상공인들이 모인 자리에 나아가 지역활성화를 공언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지역경제활성화를 시킬 수 있는 여건이 됨에도 불구하고 과감하게 추진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몇 사람의 인터넷 세력에 의해 시민 대다수의 정서가 왜곡되는 사태가 우리지역에서 벌어지고 있습니다. 모든 문제를 부정적으로만 보고 여론을 호도하는 세력이 있다는 것은 우리지역의 불행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만일 하나 부정이 있다고 한다면 역사는 모든 진실을 밝혀줍니다. 그러나 역사는 답보보다는 진보를 원합니다. 새로운 청사진을 가지고 지역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사안은 과감하게 추진하는 힘을 우리 시민은 원하고 있습니다.
시장의 정책판단에도 문제가 있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중간관리자의 소신과 의지입니다. 지역사랑을 외면한 채 자신의 안위만 생각하는 중간관리자가 많을 때 우리지역이 어디로 가겠습니까? 강원도 홍천과 전북 무주에서는 가능한 일이 우리 지역에서는 불가능하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집행부 중간관리자들의 업무에 대한 강력한 소신과 의지를 다시 한번 주문합니다.
아울러 우지지역 건설업체에도 주문합니다. 행정에만 모든 것을 요구하려고 하는 타성에서 이제는 벗어나야 합니다. 재해가 발생하면 제일먼저 일선에 달려나갈 수 있는 지역봉사정신도 이제는 필요한 시대임을 절대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끝으로 수해로 막대한 피해를 입고 올 겨울나기를 걱정해야 하는 수재민들이 하루속히 원상복구 될 수 있도록 행정적 지원과 협조에도 만전을 기하여 주실 것을 당부 드리면서 이상으로 5분 자유발언을 마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