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남원시민 여러분!
윤지홍 의장님과 의원 여러분!
이환주 시장님과 공직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이미선 의원입니다.

현재 우리 시에서는 도시과와 도시재생지원센터가 주축이 되어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의 설립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 마을조합은 2018년 이후 국토부가 역점을 두고 권장하고 있는 사회적 경제조직입니다. 마을조합은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통한 효과의 지속과 지역사회 경제 및 발전의 내부순환 구조 구축에 있어서 핵심 조직이 될 것입니다.

마을조합의 설립 추진배경은 영국에서 2011년에 제정된 「지역주권법」입니다. 지역주권법의 키워드는 ‘지역자산화’라고 하겠습니다. 지역자산화란, 커뮤니티 조직이 토지와 선물, 자산을 소유·관리·사용하여 사회적, 경제적 및 환경적 개선을 도모함으로써 궁극적으로는 조직이 속한 지역사회를 변화시켜 나가는 일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꽤 오랜 기간 동안 사회적경제의 의의와 필요성에 대한 논의는 이어져 왔습니다. 그러나 현실은 어떤가요? 협동조합, 사회적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등 유형과 성격에 따라 무수히 많은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명멸을 반복해 오고 있을 뿐입니다. 설립되는 사회적경제 조직 열 개 중, 여덟, 아홉 개는 지속되지 못하고 사라져 버립니다. 모르긴 해도 십중팔구라는 수치는 아주 후하게 평가한 것일 겁니다.

그렇다면 이처럼 대부분의 사회적경제 조직들이 생존에 실패하는 까닭은 무엇일까요?
그 답은, ‘노동의 생산성은 자본의 생산성을 따라가지 못한다.’라는 우리가 사는 자본주의 사회의 엄혹한 현실에서 찾아야 할 것입니다. 이를 바꾸어 말하면, 즉 마을조합과 같은 사회적경제 조직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사명감으로 무장한 후 열심히 일하는 것만으로는 될 일이 아니고, 마을조합이 직접적으로 자산을 소유하는 것이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어쩌면 유일한 방법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방법의 현실형이 바로 지역자산화이고, 지역자산화의 의의와 목적 그리고 방법 등을 규정한 것이 바로 영국의 지역주권법입니다.

지역자산화에 대한 관심은 국토부의 도시재생사업을 통해서만 촉발된 것은 아닙니다. 2019년 사회적 경제박람회 이후 거의 모든 정부 부처들이 나름의 특색 있는 사회적 경제조직을 육성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습니다. 행안부의 마을자치 사회적협동조합 그리고 복지부의 지역아동센터 사회적협동조합 전환사업, 교육부의 학교 사회적협동조합 육성사업 등은 이러한 정부의 흐름이 반영된 결과이며, 공공자산 및 서비스의 지역자산화라는 것과 궤를 같이하는 것들입니다.

지역에서 획득되는 이익은 온전히 지역의 몫이 되어야 합니다. 그렇게 되지 않았을 때의 문제 현상이 바로 소위 말하는 젠트리피케이션입니다. 주거용·상업용 건물, 생활 SOC, 즉 마을도서관, 주차장, 돌봄 및 공공서비스, 마을 텃밭이나 태양광발전 설비 등 생산시설 등을 마을 조합에서 소유하거나 위탁 운영하게 된다면 그에 따른 모든 편익은 온전히 지역으로 환원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찾아볼 수 있는 대표적인 사례는 은평구 구산동의 도서관 마을입니다. 마을의 조합이 마을에 설치된 도서관을 운영함으로써 다른 지역 거주자가 아닌 마을 주민이 사서가 되고, 관리직원이 되고, 동시에 이용자가 되는 것입니다. 마을 주민이 이용하는 마을 도서관의 일자리는 당연히 마을 주민의 몫이 되어야 하고, 그랬을 때 이용자의 편익은 더욱 증진될 수 있다는 당연한 논리를 우리는 지금까지 놓치고 있었던 것은 아니었는지 생각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 시의 자산을 지역공동체의 자산으로 전환하고 이를 통해 지역의 내부순환적 성장을 도모하기 위해서는 선결되어야 할 조건이 있습니다. 공공성과 사업수행 능력을 겸비한 건강한 공적 조직이 지역 내에 존재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 존재가 바로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입니다. 우리는 아직 영국의 지역주권법과 같은 법을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법의 제정 때까지 마냥 손 놓고 기다리고 있기에는 우리 시가 직면한 현재 상황이 여유롭지 않습니다.

본 의원이 알아본 바에 따르면, 국토부,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 등 도시재생 및 사회적 경제를 주관하는 정부 부처와 기관들이 우리 시의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 설립에 많은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그 이유는, 기존 몇몇의 자치단체에서 설립된 마을 조합들과는 상당히 다른 구조와 거버넌스적 위치를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남원의 마을조합은 매우 강력한 공공성과 사업수행 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되기에 지금까지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중소도시형 기초형 마을조합 최초의 롤 모델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행정적·입법적 지원방안이 마련되어야 하겠습니다.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 남원시 사회적 경제조직의 플랫폼이자 허브로서 역할과 기능을 원활히 수행할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남원사랑 상품권제도가 소비경제의 내부순환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 주목적이었다고 한다면, 마을 조합을 필두로 한 지역자산화는 생산-분배-소비, 즉 경제 전반에 걸친 내부순환 체계 구축에 한 걸음 더 다가가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한 예로, 조례 등 개정을 통해 마을 조합이 공공건물의 옥상이나 공용주차장 등 유휴 공간에 태양광발전 설비 설치·운영을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면 이는 고스란히 지역의 생활환경이나 지역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향으로 재투자 될 것입니다.

현재 우리 시는 도시재생사업 등을 통해 원도심 지역을 중심으로 산재해 있는 낡거나 비어있는 주택과 건물 그리고 오랜 기간 방치되어 있던 유휴지 등을 다수 매입하고 있습니다. 부지를 매입하고 공간을 조성하는 일은 어쩌면 쉬운 일일 수 있습니다. 공간의 효용성을 지속해서 유지하고 확장해 나가는 일에 비하면 그렇다는 말입니다. 다시 말해, 조성된 공간이 진정 그 지역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방식의 접근이 필요합니다.

도시재생사업 등이 지속되는 동안에는 꾸준히 지원이 이루어져 그 공간의 효용성이 유지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지원이 중단된 이후에는 흉물 혹은 또 아주 부담스러운 골칫거리가 되어버리는 경우를 우리는 다른 지역의 예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우려를 불식시키고, 기대했던 결과를 끌어내고 유지하기 위한 해법의 키워드가 바로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과 지역자산화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남원시 인구 정책 중 최적의 정주 여건 개선사례로 모범적인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이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마을관리 사회적협동조합을 통해 지역자산화의 실마리가 풀려나갈 수 있도록 저도 노력하겠습니다.

신종여시(愼終如始). 노자가 얘기한 이 네 글자는, 정치인들에게 가장 필요한 말일 것입니다. 제8대 의회 전반기를 마무리하며, 선거 때의 한결같은 첫 마음으로 하반기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시민 여러분의 건승을 기원합니다.

2020. 6. 25.

남원시의회 의원 이 미 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