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시민여러분!

김성범 의장을 비롯한 동료 의원여러분!

이환주 시장님을 비롯한 공직자 여러분!

강성원 의원입니다.

우리나라 가을 하늘은 청명하기로 유명합니다.

길가에 핀 코스모스와 하나 둘 단풍으로 물들어가는 가로수는 가로수의 정취를 한껏 고무시킵니다.

교룡산성을 넘어가는 붉은 석양과 유유자적 흘러가는 요천수의 조합은 한 폭의 그림을 연상시킵니다.

가을은 이렇게 풍요롭게 한 치의 어긋남도 없이 어느 새 우리 곁에 다가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으로부터 416년 전인 1597년 8월 16일 우리 남원은 아비규환의 전쟁터였습니다.

붉은 단풍대신 붉은 피가 내를 이루어 성안을 흘러 내렸습니다.

남문, 동문, 서문이 차례로 무너지자 북문으로 몰리게 된 남원성내 민·관·군 1만 여명은 한가위 휘황한 보름달 아래서 최후의 일전으로 마지막 한 사람까지 항전하다 순절하셨습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남원성이 있는지 되묻고 싶습니다.

남원성 4대문은 겨우 지명으로 남아있고 돌비석으로 그 흔적을 유지하고 있을 뿐입니다.

모두 일제시대에 파괴되고 철거되어 도로나 기차가 정차하는 역사로 그 형체가 사라져 갔고 이렇게 잊혀져 갔습니다.

우리 가슴에 만인의총은 그냥 조금 큰 무덤일 뿐이고 만인의사는 그냥 먼 옛날의 전설에 불과합니다.

도로 한 귀퉁이를 겨우 차지하고 있을 뿐 그 누구도 관심을 갖지 않은 남원성터를 바라보고 있으면 오늘 우리가 남원 만인의사와 만인의총을 대하는 수준을 가늠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임진왜란과 정유재란 당시 우리를 침략했던 왜장들의 고향에는 고풍스러운 성채들이 우람하게 도시 한 가운데를 점령한 채 우뚝 우뚝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가등청정, 가토기오마사랍니다.

임진왜란과 정유재란을 통틀어 가장 악명이 높았던 왜장이었고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을 함락시켰던 장본인이기도 한 이 사람의 본거지 구마모토시에는 오사카성, 나고야성과 함께 일본 3대 성의 하나라는 구마모토성이 떡하니 도시를 껴안고 있습니다.

성의 규모는 말할 것도 없고 외관에 풍기는 고풍스러운 이미지로 인해 한국인 관광객들이 매년 수없이 다녀가는 관광명소로 되어 있습니다.

역사의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습니다.

정유재란 당시 남원성 전투에서 순절하신 만인의사를 모셔놓은 만인의총은 국가의 무관심속에서 전라북도에서 관리하고 있을 뿐 호국정신으로서의 그 정체성이 크게 부각되지 못한 채 역사속에서 표류하고 있는데 반해 그 침략의 원흉은 도시 한 가운데 웅장한 성을 조성하고 그 후손들은 그를 영웅으로 떠받들며 성을 찾는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막대한 관광수입을 올리고 있습니다.

남원성 전투처럼 민관군이 합심하여 최후의 1인까지 항전하다 순절한 경우는 세계적으로도 그 유래를 찾아 볼 수 없는 국난 극복의 사례입니다.

따라서 우리 만인의총의 보존과 관리를 국가차원으로 확대 관리하여 그 정신을 가리고 후대에 귀감이 되도록 교육의 장으로 활용하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중앙정부는 이를 외면하고 기피해온지 오래입니다.

존경하는 시민 여러분!

그리고 이환주 시장님을 비롯한 우리 공직자 여러분!

여러분께서도 칠백의총을 다녀오셨으리라 믿습니다.

현재 문화재청에서 관리하고 있는 칠백의총은 규모나 관리측면에서 만인의총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잘 가꾸어져 있는 것을 보셨을 것입니다.

중앙정부가 칠백의총은 국가의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만인의총은 여러 이유를 핑계로 전라북도가 관리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취지에 맞다는 궤변을 늘어놓고 있는데 무슨 이유로 우리 만인의총은 이런 홀대를 받게 되었는지 참 안타까운 심정이 들 때가 한 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보다 못한 남원시 사회봉사단체 등 시민단체들이 만인정신의 국가 정신화를 표방하고 만인의총을 국가관리로 승격시키기 위한 만인정신 계승 범시민대회를 개최해온지 올해로 10여년이 흘렀지만 변한 것은 아직 아무것도 없습니다.

우리 의회도 시민단체와 뜻을 같이하기 위해 1996년 전라북도 시군의장단협의회에 만인의총 국가관리를 건의하였고 2001년도에는 제65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서 만인의총 국가관리 건의안을 채택하여 관계 공무부처에 적극 수용해줄 것을 요청한 바 있습니다.

본 의원이 안타깝게 생각하는 것은 만인의총 국가관리 등 관련 제반 문제를 시민단체에만 맡겨놓고 있는 남원시의 형태입니다.

제반문제를 시민에게 맡겨놓고 있는 이 형태를 다시 한번 제가 읽어드립니다.

이런 형태를 가지고 해서는 안되겠습니다.

국가예산 확보를 위해 중앙부처로 동분서주하는 것도 매우 중요합니다만 역사를 바로 세우고 시민들에게 만인의사의 정신을 바로 알리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본 의원은 생각합니다.

관계 중앙부처에 만인의총 국가관리의 당위성을 당당하게 요청하십시오.

만인의사 추모 역사공원 조성사업에도 시민단체와 연계하여 그 타탕성을 진지하게 검토하고 필요하다면 중앙부처에 도움을 요청하십시오.

남원성 복원과 4대문 복원사업도 적극적으로 추진하셔서 남원시 차원의 열정과 노력을 보여준다면 중앙부처를 설득하는데 배가의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판단됩니다.

왜적들을 막기 위해 온 힘을 바쳐 순절하신 만인의사의 호국영령들을 다시 부활시키는 일이야말로 오늘을 사는 우리 후손들의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합니다.

시장님께 권고 드리겠습니다.

만인의총 국가관리 전환과 만인의사 추모공원화사업은 시민단체에만 맡겨둘 일이 아니라 만인의사의 막중한 의무이자 책임임을 자각하고 이제 국회의원, 도의원, 시의원, 행정, 시민 모두가 나서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

아침저녁으로 제법 쌀쌀합니다.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에 유의하시고 시민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건강과 행복과 기쁨이 충만하기를 기원드리면서 본 의원의 5분발언을 마치겠습니다.

끝까지 경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